"꾸준함이 능력입니다"

"꾸준함이 능력입니다"
2025-08-10 08:59:10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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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학생으로 호주에 와서 오랜 시간 청소 일을 하며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때의 시간은 힘이 들었지만 이민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목회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유학생으로 경험한 이민교회의 모습은 어찌나 싸우고 찢어지는 교회가 많은지 싸움판 같았습니다.
아름다운 환경과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민을 왔지만 남의 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자신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다 보니 문제만 생기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그런데 더 힘든 것은 이런 척박한 이민자의 삶에서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공동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일이면 교회에 가서 예배 드리고 사역을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삶은 힘들고 앞은 보이지 않으니 신앙과 인격도 바닥을 쳤습니다.

내 자신의 삶도 본이 되지 못하는데 사역자로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도와 주어야 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역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들과 집에서 밥을 먹으며 어려움을 들어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들이 지금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은 단지 삶이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으니 교회 와서 내가 아프다고 소리치는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들의 어려운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 속에서 작은 행복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가정교회를 만나 개척을 시작하기로 한 것도 저들의 삶을 보고 가족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개척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다윗이 아둘람 굴로 도망할 때 모여든 사람들처럼 가난하고 의지할 때 없는 사람, 비자 없는 사람, 잠시 머물다 떠나는 사람, 밤마다 부부 싸움 하는 사람, 성격이 이상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이민목회는 누가 비자를 받았다고 하면 눈물 나게 기쁘고, 아픈 일이 있으면 같이 아파하며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목장들이 늘어나고 그 목장들이 모여서 지금의 교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목회에 탁월한 능력도 없고 깊은 영성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길을 변함없이 꾸준하게 가는 힘은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이 땅에서 혼자 가정교회를 나름대로 한다고 했지만 세축이 돌아가지 않는 답답함 속에서도 목장 모임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 일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님이 주신 사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목회를 돌아보면서 제가 주님 앞에 설 때 칭찬 받을 일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보니 그것은 저에게 주어진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킨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갈망하며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고 목회를 하다가보니 지금은 칭찬할 만한 목자, 목녀들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신앙도 없었고 희망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지금은 초원지기가 되어 있고, 누군가에게 본받고 싶은 목자 목녀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꾸준함도 능력입니다.
가정교회 정신과 방향을 붙들고 꾸준히 목회하다보니 하나님이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송영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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